해양학

바다자원 이야기 - 갯벌 2편

서울시골사람 2023. 1. 1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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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유구한 세월동안 한반도에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반도 주변의 갯벌은 오천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천년은 한반도에 거주하였던 사람들이 남겨 놓았던 가장 오래된 흔적과도 맞먹는 긴 시간이다.
지질사로 보면 오천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것이지만 현재 인류의 역사에서 바라보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과거의 갯벌인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초지동 주변에서는 여러 개의 패총이 발견되었다. 패총이란 수렵, 어로, 채집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하던 선사시대의 인류가 식료로서 채집한 조개를 먹은 뒤 버린 껍데기가 쌓여 이루어진 퇴적층 유적을 말한다. 패총에서는 조개 껍데기외에도 당시의 인류가 잡아먹은 동물이나 물고기의 뼈 등과 함께 실생활 용품이 함께 발견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패총은 신석기시대의 초기에 출현해서 중, 후기가 되면 그 분포가 많아졌다가 청동기시대에 다시 적어진다. 오이도 패총 주변에는 벌판 전체가 갯벌에서 나는 조개껍데기로 덮여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패총의 형태는 서해안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것이다
갯벌에서 생산되는 생물들로 도구와 생활용품도 만들어 이용해왔다. 그리고 갯벌에 석축을 쌓아 물고기를 잡거나, 돌멩이를 던져 굴이 붙게 하는 원시적인 어로 행위가 아직도 전승되고 있다. 이렇게 갯벌은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문화의 일부분이 되어왔다. 사실 그 가치를 온전히 실감하지 못했지만 식량을 제공하는 기능 외에도 맑은 공기와 습기 유지, 정화작용 그리고 심미적인 기능이 있었다. 연안습지가 훼손되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기능들이 새롭게 부각되는 이유는 이전에는 그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남해안의 갯벌은 백제시대부터 소금과 쌀을 생산한 전초기지로 활용되고 부를 축적하여 삼국통일의 초석을 쌓게 했으며, 호남의 예술 및 음식 문화의 기반이 되었다.


그런데, 이에 반해 지난 5년간 갯벌면적은 여의도 면적 1.79배나 감소했다고 한다. 해수부의 2018년 전국갯벌면적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03년부터 5년 주기로 전국갯벌면적조사를 실시하여 연안습지 면적현황을 공표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2018년 갯벌면적이 2,482.0㎢로, 2013년보다 5.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조사에서 2013년 갯벌면적이 2008년보다 2.2㎢ 감소한 것에 비하면 조금 더 감소된 것이다
이는 중․소규모 공유수면 매립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연안 습지보호지역 확대,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확대 등 갯벌 보전을 위한 정책들이 적극 추진되고 있으므로, 현재 갯벌면적 수준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국가 갯벌이 기하급수적으로 줄게 된 대표적인 계기인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나라 간척사업의 배경, 진행 과정 현황과 간척사업이 갖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33km의 대규모 방조제로 바다를 막아 여의도 면적의 1백 40배나 되는 1억 2천만평의 땅을 일구는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은 우리나라 간척사업의 시작 배경이나 진행과정 통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은 전북 부안군 변산면 해당리에서 군산시 고군산군도를 거쳐 비웅도를 연결하는 33km의 방조제를 쌈아 농지 등 토지와 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은 86년 서남해안 간척사업 장기개발계획으로 시작되어 '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공약으로 발표됨으로써 거대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렇게 정치적인배경으로 시작한 거대사업을 위한 예비조사와 타당성 조사는 '86년 3월~'87년 12월까지의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으며 갯벌의 가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성이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91년부터 시작해 2001년 방조제톨 왼공한디는 목표로 공사에 들어갔다. 농어촌진흥공사에서 '87년 실시한 사업의 타당성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이 사업으로 28,300ha의 토지 확보와 11,800ha의 담수호가 조성되어, 농업용수 개발 효과가 있고, 대규모 농지, 임해공단 및 국제무역항 입지여건이 조성되어, 21세기 국토의 균형적인 개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중국을 잇는 서해안시대의 중심산업지로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약 2조원 가량의 예산을 들인 새만금종합개발은 새만금호 오염, 예산낭비, 갯벌파피, 어획량 감소 동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제2의 시화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전라북도 지역에 존재하는 갯벌의 90% 이상이 사라지게 되는데 갯벌이 간척사업의 대상이 아닌 보전해야 하는 미래자원이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갯벌은 육지에서 쏟아내는 각종 오염몰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갯벌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미생몰에 의하여 유기물질의 분해가 일어남으로써 수질이 개선된다. 미국의 오덤 교수는 1ha의 갯별이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21,7kg을 정화하는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능을 새만금 갯벌 20,000ha에 응용하면 10만톤 처리규모의 전주하수종말처리장 40개의 분량에 이른다. 이를 전주하수종말처리장의 건설비용인 1백72억원으로 환산하면 새만금 갯벌 20,000ha의 정화기능은 7천2백47억원에 이르러 전북지역
하수처리장 건설비와 맞먹는다.
둘째, 갯벌은 물과 육지가 만나는 지대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몰의 종류가 다양하고 영양염 뮤와 에너지가 퐁부하다.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이곳에서 시작되기 패문에 연안해양 생물의 66%가 갯벌생택계와 연관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어류들은 이곳에서 먹이를 구하고 서식한다. 생산성과 생물다양성이 높아 어업활동의 90%가 갯벌에서 직, 간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갯벌은 자연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의 하나로 농경지나 산림지역의 3~10배 정도의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조류시간이 2시간 이상 늦어지고 다양한 생물종들이 사라지는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갯벌에서 얻어지는 수산물의 수확량이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89년 5천8백99돈에 이르던 패휴의 생산량이 '96년 9백78톤으로 84.5%가 감소되었다. 백합류와 가무락은 사라지고 바지락은 1천톤 규모에서 60-70톤으로 급감하고 있으며 한때 일본으로 대량 수출하던 갯지렁이는 판매실적이 전무한 상태이다. 향후 새만금 물막이공사가 완료되면 이러한 변화는 더욕 커져서 갯벌로부터 얻는 어패류가 사라짐으로써 수산자원의 고갈과 지역주민 소득감소가 예상된다.
셋째, 갯벌은 현 세대의 자산임과 동시에 미래세대의 자산이므로 보존하여 미래세대에게 되들려주어야 할 가치와 의무가 있다. 지금 우리 세대는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미래세대가 사용해야 할 자원마저도 훼손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원은 40억년의 지구역사가 켜켜이 쌓아올린 유산인만큼 우리는 미래세대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남겨 돌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세대간의 평등성이며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세대와 공유해야 할 보전가치를 파괴하여 현 세대만이 일시적인 개발이익을 누리는 것은 세대간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넷째, 갯벌은 탁월한 재해 안전망 역할을 가지고 있다. 갯벌은 홍수시에 물의 흐름을 완화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물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흘려 보낸다. 태풍이나 해일이 발생하면 이를 흡수하고 완화하여 육지에 주는 피해를 적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갯벌이 갖는 가치는 대단하다. 갯법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은 갯벌을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하여 개발하려고 할 뿐 갯벌의 생태적 가치, 보전 가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개발주의자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갯벌이 갖는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매립해서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보전해서 얻는 이익이 더 크디는 것올 알 수 있다. 영국의 한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에서 평가한 갯벌가차에 근거하여 환경부가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평가한 자료를 인용하면 1ha당 2만7천3백16달러로 평가하고 있는데 새만금 갯벌 20,000ha는 5역4천6백32만(7천1백억원)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갯벌은 조류의 서식지일 뿐단 아니라 조류판찰 등의 자연판촬이나 학술연구의 장이 되고 사람들에게 심미적, 관광적인 기능을 주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경강 . 동진강 하구는 봄와 가을에 세계적인 회귀조류인 도요새, 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이다. 호주와 시베리아에서 각자 여름과 겨울을 나는 물새들은 봄과 가을에 이곳 갯벌에서 먹이롤 구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연관찰이나 여가공간이 사라지고 학술조사의 현장도 잃게 된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전국 철새 동시 센서스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만경강 하구에서 총 37만1천1백29개체, 동진강 하구에서 27만9백24개체가 조사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지게 되면 이곳에 찾아 날아드는 검은머리갈매기, 큰고니, 재두루미, 흰갈매기 등 희귀조류가 위기에 처하게 된다. 특히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경강 하구, 동진강 하구 지역은 우리 나라 도요몰떼새 회대 도래저이다. 붉은어깨도요새는 봄, 가을 최대 20만마리이상 새만금지구로 날아드는 아시아 최대 도래지로 조사되었다. 간척사업으로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 국제적으로 중요한 도요물떼새들의 씨가 마른다는 것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오늘은 바다자원 중 갯벌이 가지는 기능과 무분별한 개발이 가진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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